솔직히, ‘아까운 걸작’이라기보다 ‘억울한 작품’이다.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 붕가붕가레코드라는 이 묘한 이름의 음반 기획사를 처음 알게 된 건 2008년 8월 우연히 본 신문 인터뷰에서였다. ‘재미있는
사람들이네.’ 직접 곡을 만들어 자취방에서 녹음하고, 앨범을 만들어 파는 음악인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에 미치는 젊은이들. 음악뿐 아니라 자기 삶을 인디답게 만들어가는 청년들이라니, ‘의미까지 있잖아!’ 마침 ‘20대=루저’라는 이야기들이 넘치던 때였다. 많이는 안 팔려도 좋으니 재미있게 의미 있는 발언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갑자기.
계약을 마치자마자 장기하가 너무 ‘떠’ 인디 음악인에서 인기 음악인이 되어버렸다. 온갖
음악상을 석권하고 정규 앨범도 4만 장 이상 팔렸다. 언론마다 그들의 노래, 그들의 인기를 해석하기에 바빴다. 이후 책을 쓰자고 제안한 출판사만 열댓 군데라고 했다. ‘핫’한
아이템을 선점한 자의 뿌듯함 따위는 없었다. 어떻게 만들어도 그들의 인기에 편승해 뽑아낸 책으로 오해받기 십상. 연예인 책이 하도 많이 나오니 이 책 역시 그저 그런 ‘연예인 책’으로 묶여버릴 위험까지 있었다(실제
출간 후 어느 서점에서는
개그우먼·
영화배우 책들과 묶어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이런 애들도 책 내네’라는
반응도 있었으니
결과적으로는 그런 오해를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 책은 무려 11곡이 든 CD를 붙였음에도 한 달 만에 서점에서 눈에 잘 띄는 곳이 아닌 구석에 처박혔다.
소속 밴드를 총동원한 콘서트를 마치고 책이 사라지기
시작했으니 그날 공연이 이 책의 고별 공연이 되어버린 셈이다.
책 속 이야기는 끝났지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모두에서 성공을 꿈꾸는 이 욕심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자기
경험을 밑천 삼아 “재미 없이 의미 없다” “성공보다 성장이다”라고 감히 말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서점으로, 음악이 궁금하다면 레코드점으로 달려가시라.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시라.
출처
시사IN
푸른숲
2010/07/13 17:37
2010/07/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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