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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허삼관 매혈기 - 아내를 위해, 아들을 위해 피를 팔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웃음과 눈물 :: 2009/12/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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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해, 아들을 위해 피를 팔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웃음과 눈물

<허삼관 매혈기>는 한평생 피를 팔아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낸 생사 공장 노동자 허삼관의 이야기다. 피를 팔아야 건강을 증명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에 생애 처음으로 피를 판 허삼관은 그 돈으로 마을에서 제일가는 미인 허옥란과 결혼하고 일락, 이락, 삼락 삼형제를 낳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 아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일락이가 대장장이 방씨 아들의 머리를 돌로 내리친 일을 수습하느라 두 번째로 피를 판 이후, 삶의 모든 고비를 피를 팔아 넘어서는 ‘매혈 인생’을 걷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 등 중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배경으로 삼아, 과감한 생략과 호쾌한 문체를 통해 허삼관의 고달픈 매혈 일지를, 역설적이지만 대단히 흥겹게 따라간다. 오십칠 일간 옥수수죽밖에 못 먹은 식구들에게 국수를 사 먹이기 위해, 농촌 생산대에서 피골이 상접해 돌아온 일락이에게 용돈이라도 쥐어주기 위해, 또 이락이네 생산대장을 접대하기 위해 피를 파는 허삼관의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그를 비롯한 좌충우돌 결점 투성이의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시종일관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한다. 사경을 헤매는 일락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도시를 돌며 며칠에 한 번씩 피를 파는, 가장 고통스런 장면에서조차 작가는 능청스런 익살과 해학을 놓지 않는다.

“다른 때야 돈을 아껴야 하지만, 이런 때는 아껴서는 안 된다구. 어때, 피를 팔고 나니까 몸이 나른하고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나? 여자 배에서 막 내려왔을 때가 바로 이렇다구. 다리가 후들거리지……. 이때는 돼지간볶음 한 접시를 먹어야 한다구. 황주 두 냥하고 말이야. 돼지간볶음은 보혈 작용을 하고, 황주는 피의 순환을 돕거든…….”

2009/12/18 09:58 2009/12/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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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삼관 매혈기> 북디자이너 윤정우를 디자인하다 :: 2009/04/03 18:19

<허삼관 매혈기> 북디자이너 윤정우를 디자인하다

푸른숲 디자인팀 윤정우 과장님을 촌철살인의 한마디로 표현해보라는 말에 다들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카멜레온처럼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거나, 캐릭터가 약한 인물이던가... 아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돌아올 후환이 무서워서 은근히 표현하기를 조심하는 눈초리다. 30분 후에 돌아온 디자인팀의 자필 롤링 페이퍼에는 이를 어느정도 입증할 단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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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깜짝 주변인 인터뷰 - 그녀를 말하라

디자인팀이 롤링 페이퍼에는 그녀에 대한 여러가지 성격이 담겨있다. 카리스마, 완벽주의, 하이킥, Cool, 담배, 연애 경험X, 뚫어지게 쳐다보기 등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만 뭐 사실 인터뷰하는 본인도 슬슬 두려워진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며 질문이 마음에 안 들면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강타할 그녀를 떠올리면서 인터뷰 상대로 왜 그녀를 선택했는지 나의 선견지명에 아낌없는 야유를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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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빨간 방, 새빨간 인터뷰

인터뷰는 그녀가 좋아한다는 푸른숲 2층 빨간방에서 이루어졌다. 다소 컨디션이 안 좋아 사진 찍기를 10초 정도 거부하더니 머리를 쓱~ 한번 만지고 나자 바로 사진 찍기에 훌륭한 자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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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북디자이너가 된 과정은 매우 독특하다. 고등학교 때는 이과를 선택했지만 대학교는 문과인 철학과에 들어 갔다. 그리고는 졸업 후에 예술계의 카이스트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과를 거쳤다. 한예종 학보사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로부터 "너는 철학적인 소양을 가졌으니 출판사나 잡지사에 취업하는 것이 좋겠다" 라는 조언을 듣고 디자인 회사, 민음사, 열림원을 거쳐 푸른숲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푸른숲에서 일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녀는 철학과 출신답게 자신의 회사를 고르는 나름대로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는 회사를 고르는 철학이 있어요. 보수가 좋다든지, 보수가 적으면 근무시간이 적어야한다든지, 아니면 상사와의 코드나 사장님의 마인드가 회사 결정에 있어 중요하죠" 그리고는 푸른숲은 사장님의 마인드가 좋고 직원들이 착하고 순수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한다.

그녀는 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스스로 "운동은 아름다워"라며 연신 찬양을 했는데, 특히 수영은 그녀가 지금도 하고 있는 특기 종목이다. 푸른숲과 물개가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그녀를 캐릭터로 그리자면 물개가 아닐까 싶다. 또한 그녀는 아무리 바빠도 1년에 여행 한 번은 꼭 간다. 여행을 가지 않으면 풀냄새가 너무 그리워서 견딜 수 없다는 것. 그녀의 대답에서 하이킥,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허리를 굽혀 풀꽃 냄새를 맡는 한 소녀의 모습만 남는다.

마지막으로 넘어갈 수 없는 질문, 그녀의 이성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디자이너이기에 집요하게 남자의 디자인적인(?) 요소를 집중 유도했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외면이 아닌 지극히 내면에 관한 철학이었다. "말이 통하고 코드가 맞는 남자가 좋아요. 보수적인 남자는 딱 질색이죠. 그리고 외모에 대해서는 특별히 선호하는 부분은 없지만 적당히 꾸미는 남자면 좋겠어요."
연애 경험이 거의 없다는 천연기념물 윤정우 과장님. 그녀 시집 보내기~ 앞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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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 북디자인에 대해 묻다

그녀에 대해 푸른숲 카페에서 공모한 "북디자이너 윤정우에게 문고 싶은 질문"은 대략 서른 가지가 넘는다. 대부분은 북디자인에 관한 질문으로 카페 가족들이 표지 디자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를 말해준다. 이제부터 카페 가족들의 1:1 질문을 통해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북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자.

Q. 지금까지 대략 몇 권의 북디자인을 하셨나요? 기억에 남는 디자인은?

A. 아마 100권은 넘게 디자있했겠죠? 기억에 남는 디자인은 푸른숲에서는 <허삼관 매혈기>. <허삼관 매혈기>는 책의 내용도 마음에 들고 표지도 잘 나왔어요. 이는 마치 가수가 작곡가에게 좋은 곡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죠. 뿐만아니라 시장에서 좋은 반응과 디자인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더욱 좋겠죠. 다른 회사 표지로는 “어쩌면 사실일지 모르는 크레이지 아이디어” 가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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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표지 디자인을 할 때 주요 포인트와 디자인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어느정도인가요?
A. 완성된 짜임새와 느낌. 내용을 반영한 강약입니다. 디자인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컨디션과 중요한 연관성이 있는데요. 컨디션이 좋으면 2~3일 정도이고 길어도 1주일 안에는 1차 시안은 완성됩니다.

Q.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어떻게 하시는지?
A. 그 장르의 다른 책의 디자인을 찾아봅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관련 도서를 보다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수영, 자전거, 등산 등을 합니다.


Q. 윤정우 과장님께 책이란 무엇이며 최근 읽은 책을 소개해주세요.
A. 책은 시간 때우기, 문화생활의 일종, 자극 받는 무엇. 최근에 읽은 책은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입니다.

Q. 어떤 책을 만들고 싶으신지요.
A. 내용도 맘에 들고,  디자인도 맘에 드는 책, 과대 포장 되지 않는 책이요. 디자이너인 제가 봐도 내용은 별로인데 디자인으로 판매되는 책은 배신감을 느낍니다. 회사에 녹을 먹기에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지만 내용도 좋고, 디자인도 맘에 들고 대박까지 난다면 디자이너로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죠.

Q.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으신지요.
A. 완성도 높은 디자이너. 잘하는 디자이너. 누구나 믿을 수 있는 디자이너요.

Q. 요즘 유행하는 표지 디자인의 경향이 있나요?
A. 예전에는 캘리그라피(손글씨)가 유행을 했고, 얼마 전에는 예쁜 일러스트 그림이 들어간 표지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요즘은 이 두 가지가 나름대로 완성도 있게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Q. 푸른숲 북디자인의 색깔이라는 것이 있나요?
A. 타 출판사의 경우 표지에 어떤 경향이란 것이 어느정도 존재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표지를 빨리 뽑아내야하기 때문에 속도가 그 틀을 만든다고도 볼 수 있지요. 푸른숲은 다양성을 매우 존중하는 대신에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소 출간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아요.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에 '출간 속도냐 책의 질이냐'가 중요한 변수가 되지만 저희는 책의 질에 좀 더 무게를 둔다고 보시면 됩니다.

Q. 표지 디자인 채택에 있어 작가의 관여 정도는 어떤가요?
A. 당연하겠지만 지명도 높은 작가의 경우에 표지 디자인에 관여를 많이 합니다. 아마도 표지가 작가의 얼굴이라는 생각을 하기때문인 것 같구요.

Q. 웹디자인과 북디자인의 차이는? 웹디자인도 같이 하시나요?
A. 웹과 북은 감각의 차이인 것 같아요. 푸른숲에서 웹이벤트 페이지는 북디자이너들이 맡고 있기 때문에 웹디자인도 병행한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웹디자인 파트가 따로 있는 출판사도 있습니다.

Q. 모방의 욕구까지 부채질했던 단 한 권의 표지 디자인은?
A. 오진경, 오필민, 민진기, 조혁준, 이석운씨의 디자인은 다 좋아요. 특히 오진경씨의 표지 디자인이 저에게 자극을 많이 줍니다.

Q. 처녀 작품을 공개하실 수 있나요?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작업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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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탄. 디자이너의 책상 엿보기

과연 그녀의 책상은 어떨까? 북디자이너의 책상을 엿보는 코너를 잠시 가져본다.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스크롤의 압박 때문에 몇 컷으로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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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탄. 칭찬과 격려로 그녀를 디자인하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마찬가지로 사랑이 담긴 독자들의 응원과 격력는 그녀를 최고의 디자이너로 디자인할 것이라 감히 생각한다. 윤정우 과장님에 대한 30개가 넘는 가족들의 질문이 있다면 30개가 넘는 그녀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쏟아졌다. 요즘에 생략과 축약이 미덕이라지만, 도통 그 능력은 젬병이라서 가족들의 격려의 한마디를 대부분 옮겨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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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많은 분들의 글이 있네요. 하하. 보람되고 생각보다 훨씬 예리한 독자들의 눈이 무섭기도 합니다. 앞으로 저 역시도 더 많은 공간을 채울 좋은 디자인을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 윤정우

인터뷰이 - 푸른숲 디자인팀 윤정우
인터뷰어 - 푸른숲 홍보팀 오성훈

2009/04/03 18:19 2009/04/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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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숲 위화 개정판 블루스

    Tracked from readordie.net | 2009/04/08 13:13 | DEL

    중국 문학 작품의 연이은 출간 때문에 몇몇 신문에서 호들갑을 떨었더라만, 성깔 나쁜 내 눈에는 (그런 글들 안에 들어앉은) 일본 문학 붐(?)을 못내 못마땅해하는 기자들의 속좁은 중국사대(...

  • 띠보 | 2009/04/09 14: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직원간 칭찬이 30개가 넘다니..와...
    빨간방도 구경하고 싶어요~

    • 푸른숲 | 2009/04/09 17:53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띠보님.
      직원간 칭찬은 아니구요. 푸른숲 카페라고 푸른숲 출판사 네이버 커뮤니티의 독자들의 격려와 칭찬입니다^^ http://cafe.naver.com/prunsoop

    • 띠보 | 2009/04/09 23:43 | PERMALINK | EDIT/DEL

      아핫 제가 잠시 착각을 ;;;
      블로그를 더 자주 이용하겠지만
      카페는 낼름 가서 가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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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인터뷰]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편집자를 만나다 :: 2009/03/29 22:02

한 권의 책에 얽힌 이야기, 이번 달에는 한비야 선생님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만나봅니다. 이 책을 편집하신 권현진님과의 만남은 설날연휴 직전 대학로에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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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책을 읽어보면 선생님 말투가 굉장히 뭐랄까 통통 튄다고 해야하나요? 마치 옆에서 얘기해주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책에 보면 ‘그러다가 만에 하나 죽게 된다고 해도 아쉬울 것 없다. 그럼 긴급구호 요원이 사우나 하다 죽으랴? 현장에서 일하다 장렬히 전사해야 마땅하지.’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 제가 잘은 모르지만 선생님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재미있더라구요. 
 
[권현진] 예, 굉장히 통통 튀는 문체죠. 원래 성격도 시원시원하시구요. 사람들이 그렇게 묻기도 해요. 워낙 바쁘신 분이고 하니까 대필작가가 쓰는 게 아니냐..그런데 성격이 전혀 그럴 분도 아니시고, 원래 말투세요. 힘을 주는 말투죠.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서평에 보면 ‘힘이 난다, 힘을 주는 글이다.’ 그런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제가 막상 만들 때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어요. 근데 제가 뉴질랜드로 연수를 갔었는데 그때 이 책을 가지고 갔었거든요. 그래서 다시 읽어보는데, 그때서야 아..힘을 주는 글이구나..라는 것을 다시 느꼈죠.

[푸른숲] 또 책에 덜렁이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자꾸 뭐 잃어버려서 스트레스 받다가 그냥 인정하기로 하셨다는. 그 얘기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솔직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구요. (웃음)

[권현진] 네, 그렇죠. 선생님이 책을 쓰실 때, 회의를 하거나 하면 댁으로 부르세요. 회의 끝나고 집에 가려고 하면, ‘잠깐만~’하면서 불러 세우시죠. 그래서 이것저것 선물 받은 거를 주세요. 향수도 주시고 스카프도 주시구요. (웃음)

[푸른숲] 선생님 댁은 어때요? 

[권현진] 굉장히 간소하세요. 정말 딱 필요한 물건들만 있어요. 침대, 소파, 컴퓨터 이런 기본적인 것들. 같은 아파트에 큰언니가 사시는데요, 큰언니가 가까운 곳에 살자고 청하셨는데 마침 집이 나와서 이사를 하셨대요. 히말라야에 있는 것 같다고 책에다 쓰신 적이 있는데 정말 북한산이 집에서 바로 보이거든요. 전망이 정말 좋아요.

[푸른숲] 언제쯤 이 책 작업을 시작하셨나요?

[권현진] 2004년 연말쯤에 한비야 선생님께서 책을 쓰기로 하셨어요. 선생님께서 기고활동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래서 그 스크랩한 자료들을 받으러 월드비전 사무실로 찾아갔었는데, 선생님께서 옆에 빈 책상에 앉으라고 하시더니 ‘나는 일을 하면 100% 몰두해서 하는 사람이야. 나는 능력이 70%인 사람에게 100%가 되지 못하냐고 탓하지는 않지만, 가지고 있는 70%는 모두 발휘해야 된다고 생각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때 많은 부담감이 밀려왔죠.

초고는 원래 이 책 분량의 3배정도 되는 양이었어요. 마치 보고서처럼. 선생님 본인께서도 굉장히 사명감을 가지고 책을 쓰셨던 것 같아요. 그때만 해도 국제 구호활동이라는 것이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거요. 근데 그때 설득을 많이 했죠. 독자들은 한비야 선생님의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지, 월드비전의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다..그래서 내용도 좀 바뀌고 분량도 줄어들었죠.

그런데 막상 책이 나오고 나니까 독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그때는 한국 사람들이 국제적인 구호활동에 그렇게 관심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거든요.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다..그런 생각을 했었죠. 책을 만들 때. 근데 나오고 나서 우리가 예상했던 거는 한 2월 정도의 반응인데, 사람들의 인식은 이미 5월 정도, 벌써 봄인 거예요. 그래서 만들고 나서 반성을 많이 했죠. 기분 좋은 반성. (웃음) 그래서 저한테 더 고마운 책이에요.

[푸른숲] 선생님이 매일 일기를 쓰신다고 들었는데, 그럼 책을 쓰실 때 일기를 바탕으로 쓰시는 건가요?

[권현진] 매일 일기를 쓰긴 하시는데요. 일단 책을 써 놓고,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지..하면서 다시 일기를 읽어보신대요. 책에 보면 트럭이 지나가서 먼지가 날리는데, 그게 다 밀가루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게 일기를 다시 읽어보고 첨가한 구절이예요. 이런 식으로 그때 그 시점에서의 감정/감상 같은 것들을 다시 리마인드하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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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아..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인데, 본문에 매혈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허삼관 매혈기》에 대한 언급이 잠깐 있는데요, 이건 혹시 편집자의 홍보 전략이 아니었는지..(웃음)

[권현진] 그건 아니구요. 선생님이 푸른숲이랑 계속 작업을 같이 하시니까 푸른숲 책들을 꾸준히 보시잖아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그 책을 원래 좋아하세요. 그리고 《허삼관 매혈기》가 원래 남들에게 권해줬을 때 성공률 100%인 책이잖아요. (웃음)

[푸른숲] 책이랑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나요?

[권현진] 뉴질랜드에 연수 갔을 때, 제가 이 책 덕을 많이 봤어요. 수업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면 한국에서는 뭐했었냐..그런 얘기가 꼭 나오잖아요. 그래서 편집자였다고 얘기하면 되게 잘해줘요. 외국에서는 편집자가 대접받는 직업이라서. (웃음) 그러면 쉬는 시간에 한국인 학생들이 무슨 책을 만들었냐고 물어보죠. 그래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하면 그 친구들이 더 나서서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해주니까요. 덕을 좀 많이 봤죠. (웃음)

그리고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연수를 갔었는데,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등등 근데 선생님 책에 보면 ‘가을 국화는 봄 개나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그리고 미래에서 보면 지금의 나는 늙은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용기를 얻어서 떠날 수 있었죠.

[푸른숲] 네. 저도 그런 얘기들을 종종 들어요. 선생님 책을 읽고 용기를 내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거나..하는거요.

[권현진] 네. 어떻게 보면 참 대단하신거죠. 그 시절에 중동이나 아프리카나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이었을텐데, 거기를 다 여행하시고… 그냥 훑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깊숙이 그 사회로 들어가는 거잖아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도 현지 치과의사와의 우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그렇게 현지 사람들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잖아요. 말하자면 한비야 선생님은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인 것 같아요.

[푸른숲] 그렇죠. 살아있는 현대 세계사 교과서 (웃음)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맛난 음식까지 대접해주신 권현진님, 그리고 부족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달라는 든든한 말씀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대학로 나들이를 해서 좋았답니다.

<뒷담화>
원래는 책 A를 하려고 했는데(나중에 등장할 수도 있으니 일단은 비밀로...), 저의 보스 Y차장님께서 ‘그거보다는 책 B가 더 할 얘기가 많을 껄?’하며 다른 책을 권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권현진님과 연락을 해주셨죠. 권현진님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셨지만, ‘책 B는 중간에 투입되서 진행하던 거라 그 책보다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로 한다면 더 할 얘기가 많을 거 같은데요.’ 하셨습니다.

결국 이렇게 해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로 정해졌지요. 물론《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도 제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책이라 책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고, 언젠가는 이 코너에 등장할 책이었지만, 그냥 저 개인적으로 자그마한 세상살이의 원칙을 다시금 체험했다고나 할까요. ‘세상엔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구나…’ 이상 푸른숲 알맹이였습니다.

인터뷰어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편집자 권현진
인터뷰이 : 푸른숲 문학교양팀 알맹이

2009/03/29 22:02 2009/03/2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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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보 | 2009/03/30 13: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앗.. 저자가 아닌 편집자를 인터뷰하는 방식은
    무척 새롭군요..

    • 푸른숲 | 2009/03/30 15:03 | PERMALINK | EDIT/DEL

      띠보님 안녕하세요^^ 저자는 매스컴에서 인터뷰를 많이 하니까 저희는 편집자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관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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